길잡이를 위한 모든 것 1

안녕하세요 서가입니다. '길잡이를 위한 모든 것'의 재연재가 끝났습니다. 기분이 좋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것 같습니다. 기분이 좋은 건 길잡이들의 이야기가 조금 더 완성이 되었기 때문이고, 슬픈 건 글을 다 쓴 후의 탈력감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바랐던 것만큼 많은 분들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즐거워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누군가 함께 하...

깨닫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이화가 충청지부에서 길잡이 5팀, 정확히는 거짓 꿈 연구부서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 건 꿈탈출 프로그램이 끝난 뒤 2달이 지난 다음이었다. 휴게실에 어색하게 마주보고 앉아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도훈과 정연을 발견한 이화가 문을 벌컥 열며 웬 일이냐 물었다. 정연과 도훈이 주변의 눈치를 보며 쭈뼛거렸고, 이화는 그들을 길잡이 13팀 사무실로 데려갔다. “무슨 ...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오는 건

유리가 진정 바라던 건 어쩌면 맹목적인 사랑일지도 모른다. 현실에 존재하기는 한 건지 참 애매한 그 감정이 제게도 찾아오기를 바랐던 것일까? 그는 아주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후에도 자신이 놓쳐버린 어떠한 꿈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현실적이지 못해 다소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참으로 사랑스러운 가족이었다. 사이좋은 부모와 그 아래에서 화목하게 자란 자녀...

‘꿈을 즐겁게 여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곳이 꿈이라는 것부터 알아야 합니다.’

눈을 뜬 직후 기다리던 수사팀 형사들에게 주소 하나를 알려준 이화는 다시 눈을 감고 침대에 누웠다. 상태를 살핀 의사는 회복을 위한 것일 뿐이니 걱정 말라는 말을 남기고 다른 나그네들을 살피러 병실을 떠났다. 청이 소식을 알리기 위해 자리를 뜨고, 진현은 형사들에게 이끌려 나갔다. 남은 건 지욱과 정연, 도훈, 미언뿐이었다. 지욱은 무언가를 기다리는지 미언...

나그네를 현실로 끌어당기는 사람들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은 조용하기만 했다. 도훈은 자꾸 눈치를 보았고 정연은 아직도 상황을 다 파악하지 못해 눈만 굴리고 있었다. 성큼성큼 먼저 앞서 나가는 청의 옆에 다가온 지욱이 그의 표정을 살폈다. 청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길잡이는 길잡이를 믿는다.

“그래서 어쩌라는 건데요?” 청이 따져 물었다. 당돌한 외침에 협회장마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청은 차분하게 숨을 고르며 눈에 잔뜩 힘을 주었다. 임시로 열린 위원회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선 씨 길잡이들이 청을 빤히 바라보았다. 청이 다시 물었다.

마주하는 것

막 꿈에서 탈출한 길잡이들은 각자의 이유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꿈에 갇힌 지 나흘이 흘러 있었다. 제일 먼저 깨어난 정연은 멍하니 눈만 깜빡이며 앉아 있었고 그 다음으로 탈출한 유리는 눈을 뜨자마자 눈물을 터뜨렸으며 경신은 그런 그를 의사에게 보이기 위해 이미 병실을 빠져나가고 없었다. 지욱은 곧장 DC의 권한을 되찾고 꿈지도의 변화를 살피느라 급했고 ...

끝은 또 다른 시작

“유리 데리고 나가면 바로 치료 들어가게 해.” 경신은 그 와중에 이화가 자신을 무시하는 줄 알고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나 이화는 그와 말다툼을 할 시간이 없었다. 곧장 유리의 두 팔을 잡은 이화가 약간의 망설임이 남은 그를 설득했다.

꿈은 모든 걸 이루어주지 않는다

아직 호수가 만들어지기 전, 세 번째 꿈의 길잡이들은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미언은 도깨비를 설득할 만한 방법을 고안해냈지만 문제는 도깨비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이었다. 하진현이 뿌려놓고 간 의심의 불씨는 점차 도깨비들의 마음에 스며들어 이내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버렸다.

모래 위의 꿈

소식이 들려온 건 저녁 즈음이었다. 같은 시각 두 번째 꿈의 길잡이들은 윤성의 방 안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이화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악을 쓰는 나그네를 달래려 진을 빼고 있었다. 유리는 울다가 소리를 지르다가 양 뺨을 마구 문지르며 감정을 수습하려 애쓰다가 다시 비명을 지르며 이화의 양 어깨를 주먹으로 때려댔다. 이화는 아무 말도 해줄 ...

좋은 꿈은 꿈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시작한다

유리는 이화가 돌아오자마자 그를 붙잡고는 놓아주지 않았다. 이신형이 이화를 질투할 정도로 딱 달라붙어 있었다. 이화는 그의 나그네가 경신과 대화를 나눈 후 이렇게 되었다는 걸 알았지만 아무리 물어도 유리와 경신 모두 대답하기를 거부했다.

아는 것이 힘

“전 정말 모르겠어요. 말한 적도 없는데……” 윤성이 푸념했다. 네 사람은 길을 아는지 모르는지 앞서 걸음을 옮기는 정연을 따라 쉴 새 없이 걷고 있었다.